[도서 리뷰 / 책 추천 / 후기] (만화) 마키아벨리 군주론

운명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강에 비유할 수 있다.
(. . .)
누구도 성난 강물에 저항할 수 없기에 그 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도망가거나 굴복한다.
하지만 날씨가 좋을 때 둑과 제방을 쌓아 미리 대비한다면
물이 불어나더라도 범람하지 못할 것이다.
운명도 이와 같다.
★★★★☆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책이라는데..
대학생이 읽어도 그렇게 쉽다는 생각은 안 든다.
어린이가 아니라 청소년을 위한 책인듯.
만화랑 그림이 있어서 쉬워보이지만 절대 쉬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으며
꽤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한다.
오늘 마음이 너무 심란하고 힘들어서 글이나 써보려고...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을 사촌한테 물려 받았(?)는데
계속 안 읽고 있다가 우연히 펼쳐 보게 됐고 생각보다 내용이 심오함을.. 알게 되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요즘 시대에 더 강조되는 책일지도 모른다.
외교가 복잡해지고, 각국이 점점 더 각국의 이해관계를 신경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더 그렇다.
https://www.youtube.com/watch?v=jTQhBPRYOmU
여튼 내가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
꼭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몇 개 적어보려 한다.
아무래도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책이라서 내용 상 생략도 많고
완곡하게 표현하는 부분, 비유해서 표현하는 부분들도 많으리라 본다.
더 꼼꼼하게 읽어보고 싶다하는 흥미가 생기시는 분들은 원문을 참고하시길!

Q. 군주는 어떤 성품을 가져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 나도 꽤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군주의 덕치를 강조하는 동양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청렴 결백한 관리.. 이런거..
성품이 착하고 인심이 후한 군주가 더 적절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키아벨리의 설명을 듣고 나면 그의 주장이 합리적으로 설득된다.
마키아벨리는 착하고 좋은 군주도, 악하고 엄격한 군주도 모두 반대한다.
먼저 착한 군주는, 자신의 재화를 타인(귀족이나 최측근 등)에게 나누느라 낭비하게 되고,
이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 혈세를 뜯게 된다.

따라서 '인색한 군주'가 되더라도, 군주는 돈을 절약하고 저축해야한다.
그냥 '저축'만 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적의 공격을 잘 막아낼 수 있는 군대를 유지하기 위한 재정을 긴축하는 것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한 세금을 추가로 거두지 않으므로, 자연스레 국민들에게 평판 좋은 군주가 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덧붙여서 '인색함이야말로 군주를 위대하게 만들어 주는 나쁜 성품'이라고 말한다.
B U T
다른 나라의 재산으로 후한 인심을 보이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타국을 정복해서 얻은 전리품, 배상금 등을 병사에게 후하게 나누어 주면 사기가 증진되어 더 강력한 군대를 조성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실제 위대한, 악랄한, 열등한 군주들의 실제 사례를 가져와 설명하는데
위의 내용에 해당되는 군주가 '알렉산드로스 3세'다.

거대한 제국을 건설한 동서 융합의 꽃 알렉산드로스 제국을 건설한 군주다.
요절해서 더 큰 업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그 넓은 지역을 몽땅 정복하고 효과적으로 정복지를 다스린 최고의 군주다. 식민지들 입장에서는 최악이겠지만
Q. 군주는 자비로워야 하는가?
정답은 YES ! 하지만, 자비를 서투르게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잔인함과 잔혹함을 잘 사용하여 지역을 통일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국민들을 잘 단합시키기 위한 노력의 과정 속에 듣는 '잔인하다'는 소리는 되려 칭찬이다.
너무 자비로운 사람이 되려다 무질서를 허용하고 자유를 지나치게 용인하면 많은 사람이 죽거나 약탈당해 공동체 전체에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차라리 몇몇 사람을 본보기로 잔인하게 처단하여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더 자비롭다고.. 마키아벨리는 서술한다.
즉...
군주는 겁이 없어서도 안되고, 겁이 많아서도 안되며
신중하고 인간애가 넘치는 부드러운 사람임과 동시에
자신감에 차 경솔하게 행동해서도 안되고
너무 많은 의심으로 괴로워해서도 안된다.
이런 얘기가 숨막히는 거 보면 충신은 해도 난 왕은 못해먹겠다

평소 난 스스로 우유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한다.
누구도 상처 입히기 싫고.. 나쁜 사람이 되기 싫다는 그런 이기적인 마음?
세상 사람이 모두 날 좋아할 수 없다는 거 잘 알지만, 그렇다고 미움 받을 용기는 딱히 없다.
하지만.. 군주론을 읽으면서 은근 많이 뜨끔했다 ㅠ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사랑 받는 것이 좋을까?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좋을까?
물론 둘 다 얻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인간은 변덕스러우며 거짓말쟁이인데다 욕심이 많은 존재이기 때문에
도움을 청하기보다, 도움을 주는 사람을 선호하고 어려움에 처하면 자신이 무서워하는 사람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주저 없이 버린다.
하지만 두려움의 대상인 사람은 처벌에 대한 공포 때문에 절대 배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두려움의 대상이 되라는 것이 '증오의 대상이 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명백한 이유 없이 타인을 괴롭히지 않되,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워서 위엄을 보여주어야 한다.

같은 이유로 '중립'도 마찬가지다.
평소 적을 만들기 싫다는 이유로 '중립'을 자주 얘기하는데... 마키아벨리는 패망하더라도 중립은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예를 들어 군주가 편을 든 국가가 승리했다면,
승전국은 군주에게 신세를 졌다고 생각하여 동맹을 제시할 것이다.
설령 승전국이 강해져서 군주의 국가를 손에 넣게 되어도 쉽사리 공격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군주가 편을 든 국가가 패배했다 하더라도,
패전국은 자신을 도운 군주에게 도망갈 길을 열어줄 수도 있기 때문에 재번영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군주의 국가보다 약한 국가들끼리의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두 국가의 싸움을 중재하거나(한 국가의 편을 들어줌으로써) 개입함으로써 중간국가의 이점을 얻어갈 수 있다.
이외에도 군주가 충신을 다루는 방법, 아첨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까지...
책에 많은 내용이 나와있다.
아직도... 어린이 만화로... 보이십니까...
특히 충신의 정직한 발언을 허용하면서도 그들마저 지나치지 않게 통제하는 방법,
아첨하는 신하를 멀리하는 방법과
군주의 성품 같은 내용들이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부드러운 성품의 군주, 하지만 필요한 곳에서는 엄격한 모습도 보이면서
주변 인물에게 긴장을 부여하는 것을 늦추지 않는 팔색조의 군주가 필요하다.